붕괴:스타레일 백로 - 나부의 치유자 그리고 삼국지

치유와 성장의 여정을 걷는 백로

《붕괴: 스타레일》의 선주 「나부」 편에서 등장하는 캐릭터 ‘백로’는, 전장에서의 무력보다는 회복과 공감이라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나부의 비디아다라족 소속으로, 단정사 출신의 의사이자 '용존'이라는 신성한 지위를 지닌 존재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권위나 무력에 기반한 지배가 아니라, 공감과 책임, 그리고 스스로의 한계를 직시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해나간다는 점에서 백로는 선주 나부의 이상을 상징하는 캐릭터 중 하나다. 본문에서는 백로의 주요 행적을 중심으로 공식 설정을 바탕으로 서술하고, 연경과 비교되는 성격 및 유사한 삼국지 인물까지 함께 살펴본다.

 

 

첫 픽뚫 풀돌 캐릭터

 

백로의 첫 등장과 마각 사태

백로는 《붕괴: 스타레일》 제2장 선주 「나부」의 도입부, 장낙천에서 마각화 현상이 일어나며 첫 등장한다. 현장에서 시민을 구하려다 위기에 빠진 백로는 개척자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부지하고,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무료 진료를 약속한다. 이 장면은 백로의 기본적인 성격, 즉 남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는 선의의 인물이라는 점을 확고히 보여준다. 이후 그는 개척자 일행의 직접적인 동료로서 전투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후속 에피소드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등장한다. 특히 그가 마각의 몸에 빙의된 상태로 세양 ‘작이’와 놀고 있었던 장면은, 무방비 상태에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 그의 성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용존으로서의 갈등과 내적 시험

‘용의 귀향’ 편에서 백로는 선주 나부의 현임 용존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절대적 권위나 무력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전임 용존 ‘단풍’의 선택에 의한 계승이었다. 때문에 강한 힘을 중시하는 ‘용의 군사 장로’ 세력은 백로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음월로 돌아온 단항을 중심으로 새 용존 체계를 수립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백로는 이에 대해 집착하거나 불안해하지 않으며, 단항에게 용존 자리를 넘겨줘도 상관없다는 담담한 태도를 보인다. 이 장면은 백로가 ‘지위’를 쫓기보다 공동체의 안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임을 강조하는 중요한 전개다. 결과적으로 백로는 단항과 함께 ‘불멸의 거목’의 봉인을 복원하며, 진정한 용존으로서의 자질을 증명한다.

 

개인 서사와 인간적 고뇌

백로의 인물됨이 가장 인간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동행 임무 ‘아침 이슬처럼’ 편이다. 탈출자 반하와 함께 마각의 몸 증상에 고통받는 이들을 치료하려 노력하는 가운데, 백로는 단순한 의료인 이상의 위치로 성장한다. 반하의 비극적 사랑, 배신, 마각화 과정 등 복잡한 감정선과 사건 속에서 백로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괴로워하지만, 결국 그를 배신한 자조차도 치료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특히 반하의 연인인 양목의 진실을 알게 된 뒤, 분노를 억누르며 의사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백로의 모습은 어린 소녀의 외양과 달리 깊은 인내와 정의감을 내포하고 있다. 그는 환자를 매일 딸꾹질하게 만드는 처방을 통해 인간적인 복수를 시도하는 등 특유의 귀여움과 성숙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전생의 기억과 백로의 정체성

백로는 공식 설정상 비디아다라족의 특성상 환생을 반복하는 존재로, 그 정체성에 대한 단서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흔적을 남기지 않은 구름’ 편에서는 경류가 백로를 찾아 진찰받으며, 백로에게 강한 이끌림을 느끼는 장면이 등장한다. 또한 블레이드 역시 백로를 찾아왔다는 복선을 통해, 백로가 과거 백주였다는 설(환생설)이 더욱 확고해진다. 이에 대한 확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나, 경류와 블레이드라는 중심 인물들이 굳이 백로를 찾는다는 점은 그의 존재가 단순한 치유자를 넘어, 나부 전체의 운명과 연결된 중요한 존재임을 암시한다. 백로는 환생을 거치며 기억을 잃었지만, 여전히 공동체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는 그가 본질적으로 나부의 희망을 상징하는 존재임을 의미한다.

 

유사 인물: 삼국지의 ‘화타’

백로와 가장 유사한 삼국지 인물은 단연 화타(華佗)다. 화타는 전장에서 장수들의 부상은 물론, 중병까지도 치료했던 고대 중국의 대표적인 명의다. 무장을 앞세우는 대부분의 인물들과 달리, 백로처럼 전투보다 치료에 집중하며, 인의(仁義)를 실천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또한,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꿰뚫는 진단력과 해부학에 가까운 의학적 통찰은 백로의 치유 능력과 일맥상통한다. 무엇보다 두 인물 모두 ‘힘’보다 ‘회복’을 통해 공동체를 지탱한다는 점에서 깊은 유사성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