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자의 얼굴 아래 숨겨진 배신자
《붕괴: 스타레일》의 선주 「나부」 스토리에서 등장하는 나찰은 처음에는 다정하고 의로운 치유자로 보인다. 소상과 단항을 치료하고 전투를 보조하는 장면에서 그는 아군처럼 보이지만, 이야기의 중심으로 갈수록 그 정체가 점차 드러난다. 나찰은 스텔라론을 선주로 들여온 장본인이며, 에이언즈 ‘풍요’의 힘을 다루는 사도로서, 역설적으로 풍요를 파멸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그는 자기 존재 전체를 하나의 도구로 삼아 신의 운명을 거스르려는 자로, 기존의 선과 악, 치유와 파괴의 경계를 흐트러뜨린다. 본문에서는 공식 설정을 기반으로 나찰의 등장과 목적, 충돌하는 존재성에 대해 설명하고, 유사한 삼국지 인물을 대응시킨다.
선을 가장한 첫인상, 풍요의 의술
나찰은 블레이드로 인한 충돌에 휘말린 단항과 소상을 구해주며 첫 등장한다. 전투 도중에는 동료를 돕는 지원형 캐릭터로 행동하고, 이후 설의의 부상을 치료하면서 특별한 힘을 드러낸다. 설의가 “나는 기계”라며 치료의 무용함을 말하자, 나찰은 “기계든 인간이든 동의만 한다면 충분하다”며 풍요의 기운으로 그녀를 회복시킨다. 이 장면에서 소상은 ‘이건 치유술이 아니다’라고 경계하며, 단항은 풍요의 에이언즈를 연상케 한다. 실제로 나찰은 선주 나부에서 풍요의 힘을 직접 다루는 유일한 인물로 밝혀진다.
스텔라론 유입의 범인, 자수와 이면
이후 나찰은 선주 사건의 내막이 밝혀지는 제3막에서 스스로 경원을 찾아가 유폐옥에 들어선다. 여기서 그는 스텔라론을 나부에 들여온 장본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곧 운기군과 경원의 감시 아래 포위된다. 그러나 이 체포는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계획된 자수였다. 그는 풍요의 에이언즈 ‘약사’를 처단하기 위해 경류와 손을 잡았고, 자신이 풍요의 힘을 사용하는 존재임을 인정한다. 풍요의 힘을 받은 자가, 풍요를 파멸시키려는 목적을 띠고 움직인다는 점은 기존 운명의 길 체계에 대한 근본적 도전이자 이단자의 선언이었다.
관 속의 유해, 파괴를 위한 봉인
스토리 후반, 나찰은 약사를 토벌하는 수단으로 관 속의 유해를 꺼내 든다. 이는 풍요의 운명 안에서도 번식의 종족으로 분류된 타이츠론스의 유해로, 나찰은 이 유해를 못처럼 약사에게 박아넣어 봉인하려 한다. 이 행위는 단순한 무력 진압이 아니라, 동족의 유해를 통한 신의 봉인이라는 모순된 방식이다. 효광 장군은 이를 “봉인이 아닌 절멸”이라 평가하며 강하게 경계한다. 이후 완매와도 연결되어 있던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나찰은 절멸대군의 일원일 수 있다는 추측까지 제기된다. 그는 단지 사도가 아닌, 풍요라는 운명의 길을 종식시키려는 절멸의 도구로 스스로를 정의한 존재다.
열차로 보내진 편지, 살아 있는 관찰자
스토리 클리어 이후, 나찰은 감금되어 열차에 더 이상 등장하지 않지만, 때때로 개척자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 내용은 개척자의 ‘기의 흐름’이나 스텔라론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며, 여전히 자신이 세계의 흐름을 관찰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는 그가 단순히 구금된 것이 아니라, 계획의 일부로 그 자리에 있다는 여지를 남긴다. 선역인지 악역인지 끝내 단정지을 수 없는 이 인물은 《붕괴: 스타레일》에서 가장 정의하기 어려운 회색 존재로 남는다. 그를 믿고 따르기도, 완전히 거부하기도 어려운 복잡함이 바로 나찰의 핵심이다.
유사 인물: 삼국지의 ‘장각(張角)’
나찰과 가장 유사한 삼국지 인물은 장각(張角)이다. 장각은 후한 말 민중의 고통과 불만을 결집시켜 ‘태평도’를 세우고, 신선술과 신비주의를 통해 대규모 민란인 ‘황건적의 난’을 일으켰다. 겉으로는 병을 치료하고 백성을 위하는 종교 지도자였지만, 본질은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세상을 세우려 한 혁명가였다. 나찰 역시 치유자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풍요의 에이언즈를 파괴하려는 계획을 꾸민다. 둘은 치유와 반란, 질서와 파괴, 신앙과 배반의 경계를 오가며, 세계의 균형을 바꾸고자 한 이상주의자이자 이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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