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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야기/원신 세계관

원신 - 원신의 일곱 신, 권력과 이념의 경계를 넘나드는 신들의 서사

by smilecococat 2025.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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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신의 존재가 드러내는 티바트 세계의 구조

《원신》의 티바트 대륙은 일곱 원소에 기반한 세계이며, 이 원소를 관장하는 존재가 바로 일곱 신, 즉 ‘칠신(七神)’이다. 이들은 각각 특정 지역을 다스리며, 바람·바위·번개·풀·물·불·얼음의 원소를 기반으로 정치, 종교, 사회 질서를 결정짓는다. 그러나 칠신은 단순한 절대 신이 아닌, 스스로의 이념에 따라 통치를 선택하거나 거부하며, 인간과의 관계에서 갈등과 시행착오를 겪는 존재들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전능의 서사가 아니라, 책임과 이상, 통치와 해방이라는 철학적 긴장을 포함하고 있으며, 신으로서의 경계를 탐색하는 서사로 이어진다. 티바트를 구성하는 각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는 곧 그 지역을 다스리는 신의 철학과 실천 방식의 반영이다.

 

원신 - 일곱신

 

 

자유와 계약의 신, 바르바토스와 모락스

몬드의 수호신 바르바토스는 바람 원소를 관장하며, ‘자유’를 이상으로 삼는다. 그는 과거 몬드를 통치하던 데카리아를 몰아낸 뒤, 왕좌에 앉지 않고 음유시인이라는 가면 아래 숨어 민중의 자치에 모든 것을 맡겼다. 그의 이러한 선택은 통치하지 않음으로써 자유를 실현한다는 역설적인 방식이었다. 반대로 리월의 신 모락스는 바위 원소와 계약의 이상을 중시하며, 수천 년간 직접 통치하면서 도시와 경제, 법률의 기반을 다졌다. 모락스는 신과 인간 사이의 계약이야말로 사회를 유지하는 근간이라 보았고, 수많은 계약을 통해 인간의 신뢰를 이끌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인간이 자립할 수 있다고 판단되자, 그는 조용히 퇴장하며 신좌를 비운다. 자유와 계약이라는 상반된 철학을 가진 두 신은, 각각의 방식으로 인간의 자율성과 책임을 확장시킨 존재라 할 수 있다.

 

통제와 공감의 방식, 라이덴 쇼군과 나히다

이나즈마의 번개 신 라이덴 쇼군은 ‘영원’이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 전체를 통제하는 방향을 택했다. 그녀는 신의 눈을 회수하고 이상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인형을 만들어 국가의 실권을 맡기면서, 자신은 ‘마음의 세계’에 틀어박힌다. 이는 그녀가 개인적 상실과 고통을 회피한 결과로, 결과적으로 민중의 삶과 괴리된 정책을 초래했다. 반면 수메르의 지혜의 신 나히다는 ‘지혜’를 이상으로 삼지만, 전임 신들과는 달리 감정과 공감에 바탕을 둔 통치를 추구한다. 나히다는 스스로 인간과 소통하며, 신경망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이는 기계적 통제가 아닌 유기적인 공감을 기반으로 한 통치로, 두 신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상을 실현하려 한 존재들이다.

 

정의라는 이름의 양날검, 포칼로스

폰타인의 수호신 포칼로스는 물의 원소를 관장하며 ‘정의’를 이상으로 삼는다. 그녀는 심해 대심문관으로 불리며, 사회 전체가 재판 중심으로 기능하는 독특한 체계를 구축했다. 푸칼로로스는 감정보다 법과 시스템의 정확성을 중시하며, 스스로의 판단보다 제도적 정의를 우선시했다. 그러나 그 결과, 그녀는 결국 인간적 감정을 포기하고, 심판 시스템에 자신을 희생하는 방식으로 통치를 지속했다. 그녀의 선택은 정의가 이상적일수록 인간성과 괴리될 수 있다는 역설을 드러낸다. 또한 푸칼로로스는 스스로를 잊혀지게 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정의라는 개념이 때로는 인간적인 고통을 동반한 절제의 결과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녀의 존재는 법과 인간성 사이의 균형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냉정한 사랑과 다가오는 전쟁, 차르차와 하보림

스네즈나야의 얼음 신 차르차는 사랑의 이상을 표방하지만, 이는 단순한 애정이나 연민이 아닌,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고통의 제거라는 개념에 가깝다. 그녀는 타 신들의 ‘신의 심장’을 수집하며, 신들의 이상을 종결짓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이러한 행위는 타국에서는 침략이나 조종으로 인식되지만, 그녀는 인류를 위한 궁극적 구원이라고 믿는다. 반면, 아직 실체가 공개되지 않은 불의 신, 나타 지역의 수호신은 ‘전쟁’과 관련된 이상을 중심으로 국가가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전투와 생존 중심의 질서를 갖추고 있으며, 나타의 신은 강력한 의지와 단호한 실천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 두 지역의 신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고통과 이상, 실천을 해석하고 있으며, 이들의 충돌은 향후 티바트 전체의 균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각 신의 모티브와 유사 실존 인물

  • 바르바토스: 개인 자유의 실현을 중시한 철학자 디오게네스를 떠올리게 하며, 권력을 거부한 채 공동체 속에 존재함.
  • 모락스: 계약과 신뢰를 사회 질서의 기반으로 본 점에서 유교 사상의 공자와 유사한 점이 있음.
  • 바알: 극단적 통제를 통한 질서 유지에서 진시황과 비교 가능.
  • 부에르: 감정과 지성을 결합한 사유형 통치를 지향하는 점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 유사.
  • 포칼로스: 제도화된 정의를 추구한 점에서 근대 법철학자 벤담 또는 롤스의 이상주의와 접점 있음.
  • 차르차: 인류를 위한 고통 제거라는 이상을 위해 타인을 조정하는 방식은 이상주의적 전체주의자와 유사.
  • 하보림: 강력한 행동력과 이상 중심 통치를 지향하는 점에서 스파르타식 고대 정치 지도자와 비슷한 면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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