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를 두는 군주, 케리드라
《붕괴: 스타레일》 속 캐릭터 케리드라(Cerydra)는 앰포리어스의 오크마를 다스리는 군주이자, 『율법』의 반신이지만, 전형적인 지도자와는 다른 면모를 지녔다. 난민 출신의 평범한 소녀였지만, 그녀는 실로 묵직한 정치 기술의 소유자이며, 그 기술은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준다. 케리드라는 단순한 독재자가 아니라, 체스와 정치가 결합된 독창적 존재로서, 앰포리어스 내에서 이질적이면서도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그녀의 행동은 허례허식을 싫어하고 직설적이지만, 그 진심과 전략만큼은 누구보다 강력하다.
난민에서 꼭두각시 왕녀로, 케리드라의 시작
케리드라는 앰포리어스 북쪽 국가 휘페르보레아 출신으로, 본래 왕가와는 연관이 없는 난민 출신의 평범한 소녀였다. 그러나 구걸하던 그녀의 특이한 머리색에 주목한 귀족들이 그녀를 잃어버린 왕녀라고 소문내며 데려와서 학대하면서까지 강제로 『케리드라』라는 이름을 붙이고선 왕녀를 연기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귀족들은 케리드라의 이름을 빌려서 섭정으로서 왕의 권력을 얻게 되었으며, 얻은 권력을 대부분 부패를 저지르는 데 썼다. 말이 왕녀일 뿐, 사실상 꼭두각시로서 유폐 생활을 보내게 된 케리드라였지만, 운명은 그녀에게 전혀 다른 길을 준비하고 있었다.
감옥의 은사, 체스로 배운 정치학
케리드라는 어느날 감옥에 갇혀 체스를 두는 한 사람을 발견한다. 그 사람은 적국의 인물이었지만 뛰어난 정치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케리드라에게서 느낀 열정을 통해서 그녀가 심상치 않은 인물임을 짐작했다. 그는 체스를 통해서 케리드라에게 정치에 대해서 알려주었으며, 그에게서 모든 것을 사사한 케리드라는 귀족들 몰래 혁명을 일으킬 준비를 했다. 결과적으로 케리드라는 휘페르보레아를 멸망시키는 데 성공한다. 이후 오크마로 온 케리드라는 자신이 오크마의 군주라고 칭하며 현재 모습의 오크마를 만들고 황금의 후예들을 발탁해 지금의 불을 쫓는 여정의 기틀을 마련했다.
500명의 희생, 티탄의 시련
위기에 빠진 오크마를 히실렌스와 함께 구하고서 자신이 직접 불을 쫓는 여정을 이끌어간 적이 있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여정을 이끄는 군대가 패배를 맞이한다. 이후 케리드라는 전과 다르게 고집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평판이 나빠졌고, 결국 종적을 감추게 되자 원로원은 아글라이아를 도시의 집정관으로 추대했다. 개척자가 광력 3670년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을 때, 케리드라는 티탄의 시련을 받는 과정에서 앰포리어스의 모든 진실을 알게 되었고, 시련을 통과하기 위해 전장의 지휘를 일부러 엉망으로 해서 아군 측에 대량의 희생자를 낸다던가, 구실을 만들어서 누군가를 처형하는 식으로 500여 명의 황금의 후예를 희생시켰다. 히실렌스는 케리드라가 고의적으로 수많은 황금의 후예들을 죽게 만들었다는 것을 눈치채고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데, 이 이상 피를 더 봐야겠냐'고 비난했다.
율법의 개찬과 히실렌스의 검
케리드라는 자신이 본 모든 진실과 '탈란톤의 신권을 손에 넣게 된다면, 반신 한 명의 목숨을 대가로 최종 프로토콜조차 개찬할 수 있다'라는 사실을 밝힌 후 마지막으로 히실렌스에게 자신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거나, 아니면 지금 가지고 있는 검으로 자신의 가슴을 꿰뚫으라고 명한다. 사실상 히실렌스가 자결하거나 케리드라를 죽이라는 이지선다지만, 케리드라는 노골적으로 후자를 선택하도록 유도했다. 결국 케리드라는 히실렌스에게 치명상을 입고 그렇게 자신의 목숨까지 바치는 것으로 시련을 마무리했고, 이 과정을 통해 반신의 자격을 획득한 케리드라는 신권으로 앰포리어스의 『율법』, 즉 시뮬레이션의 최종 프로토콜 규칙을 하나 고쳐썼다. 이때 고쳐쓴 규칙은 '재창기의 과정에 문제가 생겨 중단될 경우, 그 즉시 시뮬레이션의 힘으로 모든 외부 요소를 배제하고 12개의 불씨를 모아 순수한 파멸로 최후의 재창기를 완료한다'는 킬 스위치였다.
개척자의 여정을 보다, 파멸을 거부하다
케리드라는 시련을 거치기 전, '내가 쓰는 대로'를 통해 키레네와 함께 개척자의 여정을 감상했다. 개척자가 여행을 시작한 우주정거장 「헤르타」, 한때 앰포리어스처럼 고립되었고 스텔라론 위기로 멸망할 뻔했으며 그 후에도 스타피스 컴퍼니의 식민지가 될 뻔했지만 개척자의 도움과 브로냐의 결단으로 위기를 이겨낸 야릴로-VI, 영원한 꿈에서 깨어난 페나코니와 '질서'의 힘으로 낙원을 만들고자 했지만 실패한 후 구원에 대해 새로운 고찰을 시작한 남자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일련의 여정을 지켜본 후, 신과 「파멸」의 자리에 인간의 자리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케리드라는 아이언툼을 깨워 우주를 정복하겠다는 야망은 완전히 내려놓고 개척자의 여정에 동참하기로 결의하고, 스스로 최종 프로토콜을 개찬하는 것으로 힘을 보탰다.
파도 속의 최후, 잊혀질지언정 정의되지 않으리
히실렌스에게 가슴을 찔린 후, 스틱시아의 얕은 바닷물에 쓰러져 반쯤 잠긴 케리드라는 황금의 후예의 예언을 통해 천외로 가지 못한다는 것이 확정되었던 순간을 떠올렸다. 자신이 죽은 후 억압받던 적대 세력이 들고 일어서서 오크마를 장악하며 카이사르의 흔적과 추종 세력을 때려부수는 환상을 보았다. 그리고 키레네와 함께 천외를 구경하며, 그 마지막에 들른 기억 속 은하 열차에서 "자신이 죽은 후, 사람들은 '자신을 불을 쫓는 여정을 위해 희생한 영웅'과 '폭군' 중 어떻게 기억할 것 같은가?"라고 키레네가 물어봤을 때 "잊혀질 지언정, 정의되고 싶지는 않다"라고 대답한 순간을 떠올리며, 파도 소리 속에서 사망한다. 다만 어디까지나 파멸의 길을 걷지 않겠다는 것일 뿐, 은하 정복의 야심은 버리지 못했는지, 죽어가는 와중에도 하늘 너머 은하를 바라보며 "다음 생에는 반드시 저 은하에 앰포리어스와 케리드라의 이름을 새겨주겠다"는 말을 마지막 유언으로 남겼다. 마지막 순간 그녀가 별들로 가득한 은하를 보고 떠올렸던 것은, 어린 시절 유폐되었던 시절 은사와 함께 체스를 두었던 낡은 체스판이었다.
실존 인물 비교: 율리우스 카이사르 (Julius Caesar)
케리드라의 별명 중 하나는 '카이사르'로, 고대 로마의 정치가 율리우스 카이사르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카이사르는 공화정 시대 로마를 이끌던 정치가이자 군인으로, 공화정을 사실상 종식시키고 제정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케리드라 역시 난민 출신에서 시작해 혁명을 통해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체제인 오크마를 세웠다는 점에서 카이사르와 유사한 행보를 보인다. 또한 둘 다 권력을 얻는 과정에서 많은 희생을 치렀고, 결국 자신이 신뢰하던 인물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는 비극적인 결말도 닮아 있다. 케리드라가 마지막 순간 어린 시절 은사와 함께 체스를 두었던 낡은 체스판을 떠올렸던 것처럼, 권력의 정점에서도 순수했던 시절을 그리워했다는 점이 이 캐릭터의 가장 인간적인 면모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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