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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야기/붕괴:스타레일 캐릭터

붕괴:스타레일 - 독설의 천재, Dr. 레이시오의 지식과 윤리의 경계선

by smilecococat 2025. 8. 1.

학자이자 의사, 경멸과 배려 사이의 Dr. 레이시오

《붕괴: 스타레일》의 Dr. 레이시오는 지식 학회 소속의 학자이자 다중 전공의 천재로, 학문과 인간의 존엄성 사이에서 묘한 균형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석고상을 쓴 채 주변을 냉소적으로 평가하고, 논리와 독설로 대화를 주도하지만, 실은 생명을 경시하지 않고 상대의 자립을 유도하려는 의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헤르타 우주정거장의 실종 사건부터 페나코니에서의 어벤츄린과의 갈등까지, 다층적인 스토리 속에서 논리적 지성, 윤리, 독립적 신념을 동시에 드러낸다. 지니어스 클럽에 들어가지 못했음에도 그의 지적 능력은 확고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식의 본질을 실천하려 한다. 이 글에서는 레이시오의 주요 서사 흐름과 철학, 그리고 실존 인물과의 유사점을 중심으로 정리한다.

 

 

붕괴:스타레일 - 레이시오
빵점!

 

 

의사이자 논리주의자: 정거장 실종 사건과 개척자의 자립

레이시오는 헤르타 우주정거장의 연구원 실종 사건에서 개척자에게 직접 진상을 파악하게끔 유도하며, 그의 자립적인 판단력을 시험한다. 사건을 처음부터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개입을 늦춘 이유는, 범인이 천재이건 범인이건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명화대공의 계획을 먼저 간파해 그들의 순간이동 시도를 차단하고 인명을 보호했으나, 그 사실을 굳이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학문적 엄격함 속에서도 생명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며, 개척자가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자적 면모를 드러낸다.

 

철저한 배려자이자 비정한 전략가: 어벤츄린과의 관계

페나코니 개척 임무에서 레이시오는 어벤츄린과 협력하지만, 동시에 그를 배신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는 어벤츄린의 무모한 도박 성향을 간파하고 사전에 함정을 설치한 것으로, 결과적으로 어벤츄린이 꿈의 감옥에 갇히게 되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배신이 아니었다. 어벤츄린이 자살적인 의지로 몰려갈 것을 우려한 그는, 마지막에 생존을 권유하는 처방전을 남긴다. “꿈 속에서 불가능한 것은 죽음이 아니라 숙면입니다”라는 문구는, 삶을 향한 의사의 당부이며, 친구로서의 마지막 배려였다. 이처럼 레이시오는 냉혹한 선택과 따뜻한 배려를 동시에 실행하는 복합적 인물이다.

 

범부를 위한 천재의 철학: 지식의 가치와 실천

레이시오는 8개의 학문 분야에서 학위를 보유하고, 그중 일부는 지니어스 클럽 멤버도 인정할 만큼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지식을 독점하거나 고립시키는 것을 거부하고, 지식은 퍼져야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지니어스 클럽과의 철학적 차이로 인해 자신을 ‘똑똑이 클럽’이라며 조롱하지만, 그 능력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는 완매나 스크루룸 등 극단적인 과학자들과 달리 인명을 존중하며, 필요한 정보는 짧게 요약해 투명하게 전달하는 태도를 지녔다. 이로 인해 유저들 사이에선 ‘겉차속따’ 캐릭터로 평가되며, 진정한 지식인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상기시킨다.

 

냉소 속의 신뢰, 개척자와의 상호작용

레이시오는 개척자와의 초기 만남에서 철저하게 무시하거나 조롱하지만, 이는 그를 시험하기 위한 방식이었다. 논리 대결을 유도하고 스스로 해답을 찾게 만드는 태도는, 지식 학회의 철학인 ‘개인의 자립’과 연결된다. 개척자가 위험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판단하고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는 개입하지 않다가 진짜 위기일 때 개입한다. 이후 개척자의 성장을 평가하며, 진심을 숨긴 채 ‘기억도 못 하겠지’라고 농담을 던진다. 그는 항상 범부를 낮게 보지만, 진심으로 자립을 응원하며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이러한 점에서 냉소적인 표현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신뢰가 드러난다.

 

실존 인물 비교: 아르키메데스 (Archimedes)

Dr. 레이시오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였던 아르키메데스와 유사한 면모를 보인다. 아르키메데스는 과학적 원리와 수학적 발견으로 당시 세계를 수 세기 앞당긴 인물이었지만, 전쟁 중 지식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로마 병사에게 허무하게 살해당했다. 그는 실용성보다는 지식 그 자체의 가치와 탐구를 중요시했으며, 세상을 수학과 논리로 설명하려 했다. 레이시오 역시 논리, 계산, 독립적 판단을 중시하며 지식을 삶의 중심으로 삼은 인물이다. 둘 다 시대를 앞선 천재로 존경받았지만, 인간의 감정과 현실의 복잡성 앞에서 상반된 결과를 맞이한 사상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