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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야기/붕괴:스타레일 캐릭터

붕괴:스타레일 - 정의의 총구, 무모한 카우보이 부트힐

by smilecococat 2025. 7. 26.

총구 아래 정의를 묻는 남자, 부트힐

《붕괴: 스타레일》에 등장하는 부트힐은 “정의”를 신념으로 삼는 갤럭시 레인저 소속 사이보그 총잡이다. 서부 카우보이와 우주 현상금 사냥꾼의 모티브를 기반으로 한 그는, 겉보기에는 거칠고 무모한 행동파지만, 극 중 전개를 통해 뚜렷한 목적의식과 뛰어난 전투 감각, 인간적인 감정까지 지닌 입체적인 캐릭터로 드러난다. 과거 가족과 고향을 잃은 뒤 시장개척부와 스타피스 컴퍼니에 깊은 원한을 품게 된 그는, 광기의 사냥개가 아니라 슬픔과 정의를 껴안은 생존자이자 복수자다. 부트힐의 서사는 단순한 ‘총잡이 액션’이 아닌, 고통 속에서 정의를 관철하려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붕괴:스타레일 - 부트힐
이런 족발!

 

 

갤럭시 레인저로서의 등장과 페나코니 투입

부트힐의 본격적인 등장은 페나코니 3막에서부터다. 단항과 함께 은하열차에 등장하며 긴장감 있는 대립으로 시작하지만, 곧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게 된다. 그는 아케론이 갤럭시 레인저를 사칭해 먼저 페나코니에 투숙한 탓에 입장이 막히자 다양한 방법으로 우회하려는 등 기민하고 즉흥적인 행동력을 보여준다. 특히 로비에서 진상짓을 벌이며 호텔 진입에 성공하는 장면은, 그의 거침없는 행동 방식과 동시에 사태를 해결하려는 목적의식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처럼 부트힐은 비정형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인물이지만, 언제나 뚜렷한 목적과 정당성을 중심에 둔다.

 

신호탄과 갤럭시 레인저의 귀환

페나코니 꿈세계에서 부트힐은 갤럭시 레인저의 유물이라 불리는 ‘총알’ 모양의 신호탄을 사용한다. 이는 티어난이 남긴 유품으로, 은하 곳곳에 흩어진 레인저들에게 구조 요청을 전하는 역할을 한다. 부트힐은 이 신호탄을 통해 ‘질서의 꿈’에 빠지지 않은 외부인들을 유입시켜, 꿈세계의 붕괴를 막고자 한다. 이는 그가 단순한 분노의 전사가 아닌, 조직적이고 전략적인 시야를 갖춘 인물임을 증명한다. 또한 이는 동료였던 티어난을 잃은 상실감을 승화한 방식이기도 하다. 부트힐은 자신을 희생하며, 동료를 위한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인물이다.

 

컴퍼니에 대한 복수와 협력의 변주

부트힐의 서사 중심에는 시장개척부에 대한 깊은 복수심이 있다. 특히 시장개척부 부장 오스왈도 슈나이더를 추적하는 행보는 개인적 원한 이상의 정의 실현으로 해석된다. 그는 스타피스 컴퍼니의 억압적인 구조와 시장개척부의 만행에 직접 맞서기 위해 자신의 몸을 기계로 개조한 채 전장을 누비고 있다. 그러나 그 복수는 결코 무차별적이지 않다. 페나코니 4막에서는 과거 적이었던 어벤츄린과도 이해를 통해 협력하게 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는 부트힐이 단순히 파괴를 위한 인물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동맹도 고려할 줄 아는 유연한 판단력을 지닌 인물임을 보여준다.

 

무모함 뒤의 슬픔과 인간성

부트힐은 언어 순화 개조를 거친 사이보그로, 욕설이 바나나나 족발 등으로 자동 변환되는 특이한 캐릭터다. 이 설정은 그가 원래 얼마나 격정적인 인물인지 보여주는 동시에, 공감각 비콘을 통해 강제로 순화된 존재라는 점에서 정체성의 억압이라는 메타포를 담는다. 그는 복수심에 사로잡힌 무정한 전사가 아니라, 과거 한때 입양한 딸이 있었던 따뜻한 사람이며, 어린아이에게 약하고 약자에게는 기회를 주는 의외의 면모도 보인다. 문맹에 가까운 면도 있지만, 이는 가방끈이 짧다는 설정의 일부로 오히려 진정한 실천가로서의 인간적인 면모를 더해주는 장치다.

 

실존 인물 비교: 체 게바라 (Che Guevara)

부트힐은 신념을 위해 무장을 선택하고, 조직과 체제를 상대로 행동하며, 필요할 땐 연대도 택하는 유연한 혁명가다. 이러한 점은 쿠바 혁명의 상징이자 전 세계의 반제·반자본주의 투쟁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체 게바라와 닮아 있다. 체 게바라는 의사로서의 삶을 버리고 무장투쟁에 뛰어들었으며, 제국주의에 맞선 싸움을 위해 타국에서도 목숨을 걸었다. 부트힐 역시 고향과 동료를 잃은 뒤 총을 들었고, 컴퍼니의 억압에 맞서는 투쟁의 길을 선택했다. 그의 거친 행동은 정의를 실현하려는 마지막 수단이자, 억압된 현실에 대한 항변이다. 정의를 관철하기 위해, 스스로도 무너질 각오를 한 그의 모습은 체 게바라가 남긴 마지막 말처럼 울린다: “혁명가는 사랑 없이 존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