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스타레일 - 기억과 신념의 수호자, 웰트의 우주적 여정

인류의 역사와 미래를 짊어진 자

《붕괴: 스타레일》에서 웰트는 단순한 과거의 영웅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모두 지켜내려는 사상가이자 실천자다. 그는 붕괴3rd의 공식 설정상 동일 인물로, 제2대 이치의 율자이며 '세계(Welt)'라는 이름과 함께 인류의 상징적 수호자 역할을 계승한 인물이다. 게임 내에서는 열차의 연장자이자 조언자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필요 시에는 전면에 나서서 스스로 싸우는 현역 전사이기도 하다. 고향 세계의 붕괴를 겪고 은하열차에 탑승하게 된 그는, 각 행성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이름을 이어받은 자'로서 무거운 유산을 감당하고 있다. 웰트의 서사는 단순한 영웅 서사를 넘어, 기억과 신념, 그리고 희망을 이어가는 인간의 이야기다.

붕괴3rd의 히메코와 다르게 이쪽은 '진짜' 웰트다

 

 

고향을 떠나온 자의 첫 등장과 우주 개척의 시작

웰트의 등장은 우주정거장 '헤르타'에서 개척자의 체내 스텔라론이 폭주하는 순간, 그를 지팡이로 제압하며 본격화된다. 이 장면은 단순한 전투가 아니라, 웰트가 스텔라론과 에이언즈에 대한 깊은 이해와 판단력을 가진 인물임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후 그는 히메코와 함께 열차에서 은하 개척의 방향을 논의하는 중추 인물로 기능한다. 특히 야릴로 VI에서는 개척자의 첫 여정을 염려하면서도 성장을 위해 신중하게 물러나는 태도를 보이며, 조언자이자 보호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그는 열차 내에서의 안전뿐 아니라, 은하 전체의 균형을 고려하며 움직이는 전략가의 면모를 보인다.

 

선주 나부에서의 중재자 역할과 과거와의 연결

선주 「나부」에서는 단항이 빠진 개척자 일행의 일원으로 직접 합류해 행동한다. 이 여정에서 웰트는 외교적 감각을 발휘하여 복잡한 갈등을 중재하며, 연장자로서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특히 블레이드, 카프카 등 과거와 얽힌 인물들과의 조우 속에서 웰트는 불필요한 감정의 소모 없이 사태를 해결하려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과거 ‘붕괴3rd’ 시절 웰트 조이스에게 이름과 이념을 물려받은 그의 뿌리가 드러난다. 웰트는 더 이상 과거의 상처에 머무르지 않으며, 새로운 인류의 미래를 위한 전진에 집중한다. 꿈세계 속 ‘정신의 아담’에 대한 우화적 설명은, 그가 얼마나 깊은 철학적 통찰을 지닌 인물인지 보여주는 핵심 장면이다.

 

페나코니에서의 판단과 인식의 변화

페나코니에서는 웰트가 직접 개척 임무에 재합류하며,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건의 중심에 선다. 그는 블랙 스완, 아케론 등 낯선 존재들과의 접촉을 통해 꿈세계의 진실에 접근하고, 꿈의 붕괴와 재구성에 대한 사상적 논쟁을 주도한다. 특히 아케론과의 대화에서 그는 "인간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신념을 명확히 하며, 과거 붕괴 세계에서의 실패조차도 인류 발전의 한 조각이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이처럼 웰트는 단순한 전투자가 아닌, 존재론적 질문과 윤리적 판단을 병행하는 ‘사상적 전사’로서 자리 잡는다. 페나코니 사건을 통해 웰트는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과거의 목표보다, 현재 자신이 위치한 세계에서의 역할을 더욱 중시하는 쪽으로 변화한다.

 

붕괴 세계에서 스타레일 세계로: 계승자에서 스승으로

붕괴3rd의 율자 코어를 이어받아 ‘이치의 율자’로서 활동했던 웰트는, 스타레일에서 그 유산을 보존하되, 새로운 세대에게 넘겨주는 역할로 전환된다. 그는 ‘코어의 힘’이 본인보다 브로냐와 같은 후계자에게 더 적합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그들을 돕는 멘토의 입장을 취한다. 이처럼 웰트는 자신의 능력과 사명을 독점하지 않고, 타인에게 이양할 줄 아는 성숙한 지도자다. 그가 붕괴 이후 애니메이션 제작자로서의 꿈도 언급한 점은, 웰트가 단지 전투가 아닌 인간 문화와 정서적 치유에도 관심을 가진 존재임을 시사한다. 그는 세계를 지킨 전사였고, 지금은 세계를 해석하고 연결하는 ‘기억의 사서’이자 ‘사상적 연결자’가 되었다.

 

실존 인물 비교: 안드레이 사하로프 (Andrei Sakharov)

웰트의 서사에서 가장 유사한 실존 인물은 소련의 핵물리학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안드레이 사하로프다. 사하로프는 초기에는 수소폭탄 개발에 기여했지만, 이후에는 그것의 위협을 누구보다 먼저 깨닫고 인류 평화를 위한 반핵 운동에 나선 인물이다. 웰트 또한 초기에는 붕괴와 싸우는 전선에서 활동했지만, 점차 철학적 반성 속에서 지식의 전달자, 새로운 시대의 조율자로 변모했다. 둘은 모두 ‘과학과 힘’을 가졌으나, 그 힘을 통제하고 인간성에 봉사하는 방향으로 돌려 세운 대표적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웰트는 과거의 무기였던 지팡이를 내려놓지 않지만, 그것을 후계자들에게 물려주기 위한 도구로 삼으며, 자신은 관찰자이자 증언자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