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의 관리자’로서의 토파즈
《붕괴: 스타레일》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토파즈와 복순이’는 단순히 돈과 계약의 개념을 상징하는 역할을 넘어, 상업과 정의 사이의 갈등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인물이다. 그녀는 스타피스 컴퍼니 전략투자부의 최고 간부로서 조직의 이익을 우선하는 입장에 있으면서도, ‘사람을 위한 돈의 쓰임’을 강조하는 철학을 지닌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개척 임무에서 첫 등장과 동시에 야릴로 VI의 채무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파견된 그녀는, 비록 조직의 대리인으로 왔지만 자신의 임무에 있어선 진심과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처럼 토파즈는 돈을 수단으로 여기는 이상주의자이자, 상업 속에서도 인간적인 가치를 찾고자 하는 복합적인 존재로 묘사된다.
공식 임무 수행자: 야릴로 VI에서의 등장과 갈등
토파즈의 본격적인 등장은 야릴로 VI에서 발생한다. 700년에 걸친 채무를 갚기 위한 스타피스 컴퍼니의 프로젝트 제안자로서, 그녀는 벨로보그를 상대로 협상을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브로냐와 개척자 일행과 대립하며 충돌하지만, 단순한 채무 회수원이라기보다는 진심으로 야릴로 VI의 회복을 염원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는 그녀가 단순히 회사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과 가치를 기반으로 행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는 철회되고 그녀는 징계를 받게 되지만, 끝까지 ‘야릴로 VI가 채무를 감당할 수 있다’는 브로냐의 주장을 존중하며 물러난다. 이는 조직의 요구와 자신의 신념 사이에서 갈등하면서도, 끝내 인간적인 판단을 택한 토파즈의 내면을 드러낸다.
조직 속 인간미: 복순이와의 관계 및 가치관
토파즈는 차원 저금통 ‘복순이(Numby)’를 파트너로 데리고 다니며, 이 존재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동료로 대우한다. 실제로 ‘토파즈&복순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묶여 있는 점은 캐릭터의 정체성에서 복순이의 비중을 보여준다. 복순이를 향한 태도는 그녀의 인간적인 성향을 잘 보여주는 요소 중 하나로, 복순이를 ‘금화를 수집하는 도구’가 아닌, 감정이입 가능한 존재로 대한다. 특히 복순이가 토파즈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며 전투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토파즈가 단순히 명령만 내리는 간부가 아닌, 협력하는 파트너로 팀을 구성하는 리더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이처럼 그녀는 조직 내에서 자율성과 책임을 중시하면서도, 사람과 관계의 따뜻함을 놓치지 않는 인물이다.
내부 갈등과 직장 내 관계: 어벤츄린과의 대조
토파즈는 전략투자부 소속 간부 어벤츄린과는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어벤츄린이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냉정한 계산가라면, 토파즈는 동료에 대한 책임과 윤리를 중시하는 인물이다. 둘은 명백한 사상 차이로 인해 사적으로는 불편한 관계이지만, 페나코니 사건에서 어벤츄린의 죽음을 접했을 때 토파즈가 보여준 씁쓸한 반응은 그녀의 진심 어린 동료애를 드러낸다. 심지어 어벤츄린의 자격 박탈 회의에서 토파즈는 그의 노고를 변호하며 반대표를 던졌고, 이는 그녀가 단지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인물이 아닌, 공정한 판단과 원칙을 갖춘 인물임을 나타낸다. 조직 내 정치적 판단을 넘어 인간적인 가치를 선택하는 그녀의 모습은, 전략투자라는 차가운 세계 속에서도 온기를 지키는 드문 사례다.
책임과 실책 사이: 징계와 복귀 이후의 토파즈
야릴로 VI 사건에서의 실패로 인해 토파즈는 실질적인 강등과 보너스 몰수라는 징계를 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 이후에도 그녀는 주저앉지 않고, 다시 업무에 복귀해 새로운 계획을 준비한다. 이 장면은 토파즈의 진정한 강인함을 보여준다. 실패를 인정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자세, 그리고 조직을 위해 다시 헌신하려는 태도는 단순한 조직원이 아닌 지도자의 자질을 보여준다. 또한, 페나코니에서 어벤츄린이 축제에 참가하는 동안 현실을 정리하고, 외부 요청에 대한 대응까지 도맡아 처리하는 모습은 그녀가 ‘가장 현실적인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회의에선 어벤츄린을 위한 반대표를 던지는 동시에, 조직 전체를 위한 이성적 판단도 함께 수행하는 복합적인 역할 수행은 그녀를 단순한 간부 이상의 존재로 만든다.
역사적 인물 비교: 로버트 오언(Robert Owen)
토파즈의 서사는 근대 산업혁명기 ‘사회적 자본주의’를 주장했던 실존 인물 로버트 오언(Robert Owen)과 유사한 점이 많다. 오언은 노동자들에게도 인간적인 대우를 해야 한다는 이상을 품고, 실제로 공장을 운영하면서 복지와 이익의 균형을 맞추려 했던 인물이었다. 그는 경영자이면서도 공동체의 행복과 도덕성을 강조한 인물로, 수익을 내야 한다는 기업의 원칙과 인간성 사이에서 균형을 시도했다. 토파즈 또한 스타피스 컴퍼니라는 거대 기업의 이익을 대표하지만, 무조건적인 수익 추구보다는 인간 중심의 판단과 윤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점에서 그와 닮아 있다. 조직의 도구가 아닌, 조직 안의 사람들을 위해 책임지는 ‘관리자’로서의 이상은, 오언이 그렸던 사회적 기업의 이상과도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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