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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야기/붕괴:스타레일 캐릭터

붕괴:스타레일 - 언령으로 우주를 흔든 자, 카프카

by smilecococat 2025. 7. 10.

언령과 계략으로 움직이는 스텔라론 헌터

《붕괴: 스타레일》의 캐릭터 카프카는 단순한 악역이나 정면 전투형 인물이 아니다. 그녀는 스텔라론 헌터의 최고참이자 심리 조작과 정세 교란에 특화된 전략가이며, 개척자와도 오래된 인연을 지닌 복합적인 존재다. 첫 등장부터 개척자를 깨우고, “잘 들어”라는 키워드와 함께 언령 능력을 사용하는 그녀는 전 우주에서 생사불문 최고 현상금 수배자이지만, 동시에 엘리오의 계획을 가장 철저히 실행에 옮기는 핵심 인물로 움직인다. 본문에서는 카프카의 이중적 면모, 언령술의 위력, 전략적 활동, 감정과 인간성에 대한 면모를 탐구하고, 유사한 역사 인물로 마타 하리(Mata Hari)를 연결해 그녀의 존재를 조명한다.

 

카프카
우산든 사람들을 보면 은랑과 블레이드가 보인다.

 

기억의 각성과 인연의 시작

카프카는 헤르타 우주 정거장에서 개척자를 직접 깨우며 서사의 시작을 연다. 그녀는 스텔라론을 주입하고 개척자의 기억을 봉인하면서도, 자신에 대한 기억만은 희미하게 남겨 둔다. “과거를 생각하지 마, 넌 나를 기억하게 될 거야”라는 대사는 단순한 각성이 아니라 심리적 연결 조작이기도 하다. 이때부터 개척자는 카프카에게 일말의 친숙함을 느끼고, 이후에도 선택지에서 그녀를 감싸는 반응을 보이게 된다. 그녀는 과거 개척자와 함께한 동료였을 가능성이 높으며, 개척자의 정체성과 운명을 설계한 장본인으로 자리매김한다.

 

언령: 정신을 꿰뚫는 절대 능력

카프카의 상징은 언령술(언어 지배)이다. “잘 들어”라는 암시어를 사용하면, 상대는 그녀의 명령에 저항하지 못하고 행동하게 된다. 이 능력은 단순한 최면이 아니라, 자기 인식 자체를 수정하는 수준의 정신 조작이며, 마각의 블레이드조차 통제 가능하다. 그녀는 이를 이용해 반물질 군단을 피하며 무혈입성하고, 나부에서는 단항마저 일시적으로 지배한다. 언령은 물리력이 아닌 의식 그 자체를 재편하는 위험한 힘이며, 이로 인해 카프카는 단순 전투력이 아니라 범우주급 위험 인물로 분류된다. 실제로 108억 9900만 크레딧이라는 사상 최고 현상금이 책정된 이유도 이 능력 때문이다.

 

 

반동인물인가, 예언의 집행자인가

카프카는 언뜻 보면 범죄자 집단의 일원이지만, 그 행동은 철저히 엘리오의 예언을 기반으로 한 계획적 실행이다. 나부 사태에서도 직접 개입한 것이 아니라, 내부 배신을 역이용해 개척자와 열차팀이 개입하도록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수렵’의 권한을 개척자에게 넘기는 시나리오를 완성한다. 예페라에서는 일부러 잡혀가 언령으로 재판관을 통제하고, 도시 전체의 반란을 유도해 체제를 붕괴시킨다. 이는 단순한 혼란 조장이 아니라 운명을 역이용한 극한의 계획술이며, 그녀는 언제나 ‘지금은… 이미 늦은 것 같아’라는 말로 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공포를 추구하는 존재, 그러나 누구보다 인간적인

카프카는 프테루게스-V라는 멸망한 행성 출신이며, 태생적으로 ‘공포’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우아한 코트를 수집하고, 음악을 연주하며, 와인을 즐기는 섬세한 미감을 지녔다. ‘마망’이라 불릴 만큼 개척자에게는 상냥하고, 블레이드에게는 유일한 안식처다. 이중적이며 모순된 감정이 공존하는 그녀는 실제로는 감정에 무감각한 괴물이 아니라, 감정을 소유할 수 없기에 그 의미를 집요하게 탐색하는 인물이다. 언령은 그런 그녀가 유일하게 타인의 감정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이며, 이를 통해 세상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다.

 

유사 인물: 마타 하리 (Mata Hari)

카프카와 가장 유사한 실존 인물은 마타 하리(Mata Hari)이다. 그녀는 제1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와 독일 양국을 오가며 활동한 스파이로, 미모와 매혹을 무기로 삼아 각국의 장군과 고위층에게 접근했다. 그녀는 전쟁의 진실과 남성 권력에 조종당하는 첩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장의 균형을 무너뜨리고자 했다. 마타 하리는 외형적으로는 예술가였지만, 실상은 정치와 운명을 건 거대한 전략의 한 축이었다. 이는 언령과 감정, 계획과 실행을 동시에 지닌 카프카의 모습과 정확히 겹친다. 둘 다 자신을 연출하고, 시대를 조종하고자 했던 연금술사이자 무대의 주인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