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를 복제하는 과학자, 완·매의 실험
《붕괴: 스타레일》에 등장하는 완·매는 지니어스 클럽의 일원이자, 생명 그 자체를 실험하고 재구성하려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녀는 사랑스럽고 공손한 외형과는 달리, 무감정에 가까운 냉정함으로 생명을 창조하고 폐기하는 극단적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 디저트를 건넨 뒤 항자백약을 몰래 먹여 개척자의 입을 막는 방식으로 실험에 협조시키는 등, 실험 윤리의 경계조차 넘어서려는 위험한 과학자다. 생명체의 감정과 교류에는 무관심하지만, 그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사도를 복제하며 에이언즈가 되기를 꿈꾸는 그녀는 단순한 지식 추구를 넘어 존재론적 욕망과 광기 사이에 선 인물로 평가된다.
창조자의 탈을 쓴 조종자
완·매는 생명체 창조라는 경지를 넘어선 인물이다. 그러나 그녀의 방식은 통상적인 생명윤리를 철저히 무시한다. 그녀는 개척자에게 디저트에 항자백약을 몰래 투약해 입을 막고, 본인의 피조물인 ‘치즈폭탄’, ‘팥앙금떡’ 등 고등생명체에 가까운 실험체들을 방목하듯 무책임하게 정거장에 방치한다. 실험체들은 창조자인 완·매를 숭배하고 그리워하지만, 그녀는 그 감정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며, 오히려 ‘결함품’이라 표현하며 폐기처분하듯 다룬다. 이는 완·매가 생명을 기계적·도구적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상징적 장면이다.
사도를 복제하다, 금기의 경계
그녀의 실험은 점점 더 극단으로 치닫는다. 완·매는 “진정한 생명의 본질은 사도에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에이언즈 ‘번식’의 사도인 타이츠론스의 복제품을 만들기로 한다. 결과적으로 개척자는 폐쇄된 캐빈에서 복제된 스카라카바즈와 직접 전투를 벌이며, 그 위험성에 경악하게 된다. 완·매는 이 사실을 헤르타에게조차 숨기고 독단적으로 진행했으며, 그 결과를 본 뒤에도 “즐거운 서프라이즈”라며 태연하게 받아들인다. 이처럼 그녀는 윤리·질서·안전 모두를 자신의 목적을 위해 도외시하는 전형적인 광기형 과학자다.
감정의 부재, 공감의 결핍
완·매는 겉보기에는 상냥하고 예의 바른 인물로 비춰지지만, 실상은 감정과 공감에 크게 무감각한 인물이다. 그녀는 부모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았으며, 부모의 시신을 연구 목적으로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할머니가 생존해 있음에도 무관심하며, 자신의 피조물들이 “사랑한다”, “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지만 무반응이다. 이는 완·매가 인간적 애정과 유대에 무감각하며, 생명조차도 연산의 단위로 인식하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정황들이다. 그럼에도 피조물의 그림을 보고 따라오는 모습을 보며 미소 짓는 장면은, 그녀 내면에도 미세한 변화가 가능함을 시사한다.
에이언즈가 되고 싶은 소녀
완·매는 단순히 생명체를 창조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에 도달하고자 한다. 그녀는 생명의 형식, 아름다움, 감정의 본질을 분석하고자 하며, 그 결론을 에이언즈와 사도의 구조에서 찾는다. 처음에는 ‘지식’의 누스를 좇았지만, 이후에는 ‘번식’의 에이언즈로 관심을 옮긴다. 이는 단순한 과학적 흥미가 아니라, 스스로가 에이언즈가 되겠다는 존재론적 욕망으로 읽힌다. 완·매는 에이언즈의 본질에 닿을 수 있다면 수단과 대가를 가리지 않고 접근하려 하며, 이 때문에 단순한 과학자를 넘어 우주적 위험 요소로 간주될 수 있는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유사 과학자: 조슬린 벨 버넬 (Jocelyn Bell Burnell)
완·매와 가장 대조적이면서도 구조적으로 유사한 실존 과학자는 조슬린 벨 버넬이다. 그녀는 영국의 천체물리학자로, 펄서를 최초로 관측했지만 그 공로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인물이다. 조슬린은 자기 발견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와 제도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면서도 연구에 몰입했고, 이 과정에서 “무엇이 발견인가?”, “누가 그것을 해석해야 하는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에 다가갔다. 완·매 역시 자신이 창조한 생명이 감정을 보여주는데도 그것을 해석할 수 없어 고뇌하고, 인간을 넘어선 존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조슬린의 학문적 고립과 철학적 고찰과 유사하다. 단, 윤리성과 공감 능력이라는 측면에서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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