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스타레일 마이데이 - 피로 만든 왕관의 무게

황금 피로 피어난 불사의 전사, 마이데이

마이데이는 앰포리어스에서 “불사의 마이데이모스”로 불리는 전설적인 존재다. 그는 크렘노스의 전 군주 유리폰의 아들이었지만, 신탁으로 인해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할 운명을 지닌 채 버려졌다. 강에 던져졌던 그는 기적적으로 생존해 불사의 존재가 되었으며, 이후 전우들과 함께 앰포리어스를 유랑하며 저항의 씨앗을 키웠다. 폭정에 맞서기 위해 돌아온 그는 끝내 유리폰을 쓰러뜨렸지만, 어머니 고르고의 뜻에 따라 왕좌를 거부했다. 이러한 배경은 마이데이의 삶이 단순한 반란이 아닌 정의로운 의지와 자기희생의 연속이었음을 잘 보여준다.

 

분쟁을 계승한 반신의 탄생

마이데이는 단순한 전사가 아니라 ‘분쟁’이라는 운명의 불씨를 계승한 반신이다. 그는 니카도르와의 전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고, 토벌을 위한 시련 속에서도 고통과 죽음에 직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진정한 용기를 증명했다. 특히 반신이 된 후에는 스스로 자신의 약점을 파이논에게 밝히며, 자신이 타락할 가능성조차 대비하는 책임감을 드러낸다. 이는 그가 단순히 힘을 얻기 위한 존재가 아니라,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깊은 자각을 갖고 있는 인물임을 상징한다.

 

피로 얼룩진 과거와 책임의 무게

마이데이의 삶에는 비극적인 과거와 그것이 남긴 무거운 책임이 함께 존재한다. 그는 과거 전우들의 죽음, 그리고 크렘노스인의 유혈 역사를 잊지 않았기에, 다시는 그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제어하고 희생을 감내한다. 그가 크렘노스 왕조의 종식을 선언하고 오크마 시민들과의 융화를 추구한 것 역시 단순한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진정한 평화와 공존을 위한 철학적 결단이라 할 수 있다. 결국 그는 왕이 아닌 ‘영웅’으로 추앙받는 존재로 자리잡게 된다.

 

죽음과 희생, 그리고 전설의 완성

마이데이는 최후의 순간까지 영웅으로서의 삶을 살아냈다. 불을 훔치는 자와의 전투에서 그는 케팔의 불씨를 지키기 위해 앞장섰고, 결국 약점인 열 번째 흉추를 공격당해 재생조차 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이는 단순한 패배가 아닌, 운명을 거스르며 모두를 지키기 위한 희생의 결과였다. 그의 죽음 이후에도 앰포리어스의 주민들은 마이데이를 기억하며, 그가 남긴 신념과 열정을 계승해나간다. 그가 남긴 검과 이름은 단순한 유물이 아닌, 하나의 이상으로 기능하게 된다.

 

그리스 신화 속 오레스테스와의 평행

마이데이의 서사는 그리스 신화 속 인물 오레스테스(Orestes)와 유사한 구도를 지닌다. 오레스테스는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가 아버지를 살해하자 복수하기 위해 어머니를 죽이고, 이후 죄책감과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마이데이 역시 아버지 유리폰을 죽였지만 왕위를 거부하고, 피의 역사에서 벗어나려 한다. 두 인물 모두 운명과 가족, 그리고 복수와 책임이라는 복잡한 감정 속에서 ‘인간의 의지’와 ‘정의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존재로, 서사적 비극성과 구조적 유사성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