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포리어스의 황금의 후예이자 반신으로서의 비범한 존재
아낙사는 단순한 학자나 지도자가 아닌, '죽음' 그 자체와 직면하고 이를 이론으로 증명해낸 천재 연금술사다.
《붕괴: 스타레일》의 스토리에서 그는 신에 대한 회의, 인간 존재의 본질, 그리고 재창기에 대한 진실을 드러내는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특히 죽은 가족을 되살리고자 했던 과거의 동기, 세르세스와의 연계, 최후의 희생적 선택 등은 아낙사가 단순히 이성의 인물에 머무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본문에서는 아낙사의 서사적 전개를 중심으로 캐릭터의 심층적 구조와 세계관 내 기능을 해석하고자 한다.
잃어버린 과거와 연금술로의 집착
아낙사는 어린 시절, 검은 물결로 인해 가족을 모두 잃었다. 그는 다섯 살이라는 나이에 지오리오스, 아퀼라, 세르세스, 케팔 등의 신적 존재들에게 가족을 돌려달라고 애원했으나 응답은 없었고, 이는 그의 무신론적 관점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성장한 후, 깨달음의 나무 정원에서 엠페도클레스를 스승으로 모시며 학문을 닦던 그는, '영혼' 개념을 주장한 탈레수스의 이론에 심취해 죽은 가족을 되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빠진다. 아낙사는 스스로의 눈을 대가로 생명의 연금술을 시도했으나, 결과는 누나의 모습만을 잠시 볼 수 있었던 반쪽짜리 성공이었다. 이 경험은 그가 사자소생의 연구를 접고 탈레수스의 이론을 계승하며 새로운 길을 걷게 되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된다.
죽음의 경계에서 세르세스를 품다
개척 임무에서 아낙사는 세르세스의 불씨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육체를 대가로 삼는다. 깨달음의 나무 정원이 함락될 때 그는 불씨를 세 조각으로 쪼개어 하나는 자신의 몸속에, 나머지는 정원의 이곳저곳에 숨기고, 이를 되찾을 수 있도록 자신의 영혼을 이정표로 분할한다. 개척자 일행이 불씨를 모두 모아온 뒤, 세르세스가 아낙사의 육체를 매개로 다시 움직이게 되고, 이로 인해 불을 훔치는 자와의 전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후 아낙사는 오크마로 돌아오지만, 여전히 아글라이아의 감시를 불쾌히 여기는 등 고집스러운 면모를 드러내며, 세르세스의 힘으로 연명하고 있는 생사불명의 존재로 묘사된다.
진리의 증명자이자 신성의 부정자
아낙사는 겉보기엔 원로원과 협력하는 듯 보였으나, 이는 연기의 일부였으며 진정한 목적은 티탄의 성체에 접근해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는 죽은 자들이 인간에서 진화한 존재라는 사실을 케팔을 통해 확인하고, 카스토리스의 생환을 계기로 개척자의 부활을 돕는다. 또한 시민 회의에서는 결정적인 투표권을 쥐고 불을 쫓는 여정의 정당성을 선언하며, 원로원의 음모와 티탄 실험의 진실을 폭로한다. 아낙사는 최후의 시련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세르세스조차 감당하지 못했던 신성 모독을 자처하며 스스로 불씨를 뽑아내 소멸을 택한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 "프로젝트 종료"는 이 모든 과정이 그의 지성적 결단과 자기희생이었다는 점을 함축한다.
아낙사의 죽음과 모티브가 된 신화적 해석
아낙사의 전개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낙사고라스(Anaxagoras)의 이름과 닮아 있다.
아낙사고라스는 우주의 본질이 "누스(정신)"에 의해 정돈된다고 주장하며 신화적 세계관에서 이성적 세계관으로 전환한 인물이었다. 아낙사 역시 무신론에 가까운 냉철한 사유를 기반으로 하여, 신권이나 신의 존재를 통제 대상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그 모티브를 공유한다. 동시에 죽은 자를 살리고자 한 탐구, 자살을 통한 의지적 결말은 오르페우스의 비극적 서사와도 닮아 있으며, 진리를 좇다 신과 대립한 프로메테우스적 성격도 내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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