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성술의 진리를 좇는 몬드의 유랑자
《원신》 세계관 속 '모나 메기스토스'는 단순한 학문 연구자를 넘어, ‘운명’이라는 개념을 끝없이 탐구하는 점성술사다. 그녀는 폰타인 출신이지만, 리월과 몬드를 유랑하며 학문을 펼쳐왔고, 학문에 대한 열정으로 인해 늘 궁핍한 생활에 시달린다. 진실을 꿰뚫는 능력을 지녔지만, 그것이 인간관계나 생활에 있어 무조건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모나는 늘 연구를 위해 배고픔을 참으며, 스승의 기대와 유산 앞에서 갈등하고, 때로는 현실 도피까지 꿈꾼다. 그녀의 이야기는 예언과 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한 지성인의 여정을 보여주며, 그 길이 반드시 찬란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전달한다.
학문과 생활 사이, 점성술사의 딜레마
모나는 진실을 관측하고 별의 흐름을 읽는 ‘점성술’을 자신의 천직으로 삼는다. 하지만 그 정통성 있는 지식은 일상과 전혀 맞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리월 여정에서는 식비조차 없어 야생 버섯으로 한 달을 버티거나, 객잔 주인의 반지를 찾아주는 대가로 겨우 끼니를 해결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모라가 궁한 상황에서도 점성술을 사사로운 일에 사용하길 꺼리는 태도는 그녀의 학문적 자존심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배고픔 앞에서 흔들리는 모습은, 모나라는 인물이 얼마나 인간적인 고뇌를 겪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고귀한 이상과 냉혹한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지식인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스승과의 유산, 책임 앞에서의 도망
모나는 스승이 남긴 50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몬드로 돌아온다. 그러나 상자 안에 담긴 것은 귀중한 유물이 아닌, 스승의 흑역사가 담긴 일기장이었다. 클레가 보관하던 그 상자를 본 뒤 모나는 절망하고, “스승이 죽을 때까지 몬드에 정착하겠다”는 선언을 하며 도피적인 결정을 내린다. 점성술사로서 진실을 직시하던 그녀조차 스승 앞에서는 위축된 모습을 보이며, 지식인으로서의 자존감과 인간관계의 틈새에서 불안을 느낀다. 결국 모나는 마법 실험실의 봉인을 풀어 몬드에 정착하게 되지만, 이는 완전한 안식이 아니라, 연구비와 월세라는 새로운 생존의 조건을 안은 또 다른 시작이었다.
예언과 운명, 폰타인에서의 갈등
폰타인 마신 임무에서는 모나가 다시 등장해 ‘예언’이라는 집단적 운명의 무게와 마주한다. 그녀는 스팀버드사의 초청으로 예언을 해석하려 했으나, 그 범위가 너무 방대해 자신의 능력 밖임을 인정한다. 이는 점성술이라는 개인의 능력이 사회적 혼란과 재난 앞에서는 무력할 수 있다는 한계를 드러낸다. 그러나 모나는 결국 도움을 주기로 결심하고, 위험한 상황에 빠진 여행자를 위해 순간이동을 감행하거나, 여론을 분석해 전하는 등 조력자의 역할을 자처한다. 스스로의 한계를 인지하면서도 공동체를 위해 행동하는 모습은, 그녀가 단지 학자가 아닌 ‘사회적 존재’로 성장했음을 시사한다.
유랑자의 본질과 무너진 별하늘의 신념
모나의 점성술은 우주의 질서와 별하늘을 기반으로 하지만, 스카라무슈와의 대면을 통해 그 신념마저 흔들리게 된다. 스카라무슈가 던진 “별하늘은 거짓이다”라는 충격적인 발언과 그의 흔들리는 모습은 모나에게 깊은 의문을 남긴다. 스승이 말한 ‘거짓된 하늘’의 의미를 곱씹는 모나의 모습은, 지식인의 흔들리는 세계관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모나는 당장은 그 진실을 마주하지 못하지만, 계속해서 진리에 다가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내비친다. 이는 그녀가 별을 향한 열망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여전히 ‘진실의 탐구자’로 남고자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역사적 유사 인물: 히파르코스 - 천문과 철학의 경계에서 진실을 본 자
모나의 서사는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자 히파르코스와 유사하다. 히파르코스는 관측 가능한 천체의 움직임을 통해 세계의 질서를 이해하려 했으며, 근대 천문학의 기초를 마련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시대 역시 점성술과 천문학의 경계가 모호했고, 진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철학적 갈등을 겪어야 했다. 모나 역시 티바트의 별하늘을 관측하며 진실을 좇지만, 종교적·정치적 힘과 맞서야 하고, 때로는 자신의 믿음마저 흔들리는 경험을 겪는다. 히파르코스가 별들의 움직임 속에서 보편 법칙을 발견했듯, 모나 역시 운명의 흐름 속에서 진리의 실마리를 찾고자 노력하는 점에서 두 인물은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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