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임이야기/붕괴:스타레일 세계관

붕괴: 스타레일 페나코니 - 꿈을 쫓는 디스토피아

by smilecococat 2025. 6. 28.

감옥에서 유토피아로, '페나코니'의 이면

‘페나코니’는 붕괴: 스타레일 세계관 내에서도 가장 독특한 변화를 거쳐온 행성 중 하나다. 원래 이곳은 스타피스 컴퍼니에 의해 범죄자들을 유배하는 감옥 행성이었으며, ‘페나코니(Penacony)’라는 이름 자체도 ‘형벌(Penal)’과 ‘식민지(Colony)’의 합성어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러나 스텔라론의 범람과 함께 컴퍼니는 이곳의 통제력을 상실했고, 이후 ‘화합’을 신봉하는 에이언 즈 ‘시페’를 추종하는 집단 ‘가족(The Family)’이 새롭게 통치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은 겉보기에 축제와 낙원의 별로 포장되어 있으나, 그 화려함 이면에는 기억 조작, 꿈 통제, 권력의 조작과 갈등이 얽혀 있다. 페나코니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기억과 자아의 본질을 탐색하는 스토리의 중심지다.

붕괴:스타레일-페나코니
*출처 - 호요버스

 

붕괴:스타레일-페나코니
*출처 - 호요버스

기억 물질과 꿈세계,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다

페나코니는 아스다나 은하계에 위치한 행성으로, 가장 큰 특징은 ‘기억 물질’과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꿈세계(Dreamscape)’에 있다. 본래는 감옥 노동지였던 이곳에서 죄수들이 기억 물질에 노출되며 집단 환상을 경험하게 되었고, 그것이 훗날 ‘공유된 꿈세계’의 형태로 정착되었다. 현재 페나코니의 표면에는 ‘레버리 호텔’이 존재하며, 호텔 내 ‘드림풀’을 통해 현실에서 꿈세계로 접속이 가능하다. 꿈세계는 총 12개의 ‘순간’으로 나뉘며, 황금의 순간, 태양의 순간, 파랑의 순간 등 시간대에 따라 구성된 테마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다. 겉보기엔 자유롭고 환상적인 공간이지만, 꿈세계는 기억을 기반으로 구축되었기에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며, 이는 자아의 혼란과 꿈심연이라는 위험 요소를 낳는다.

 

‘가족’과 다섯 가문 – 강제된 화합의 체계

현재 페나코니를 통치하는 주체는 ‘가족(The Family)’이다. 시페를 숭배하는 이 조직은 다섯 개의 상징 가문 – 참나무(정치), 알팔파(경제), 사냥개(치안), 붓꽃(문화), 밤꾀꼬리(건축) – 으로 이뤄져 있다. 각 가문은 꿈세계와 현실 세계의 다양한 행정과 운영을 맡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명확한 위계 구조를 유지한다. 가문 간의 갈등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개척자의 탐사 과정에서 선데이나 갤러거 등 주요 인물들이 통제와 감시, 심지어 협박을 기반으로 한 권력 유지를 행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가족은 겉으로는 ‘화합’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모든 구성원이 권력자에게 복종해야 하며, 이는 화목보다는 통제에 가까운 구조다. ‘시페’의 이상을 내세우는 이 체제는 현실 세계의 정치적 풍자를 은유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유배와 항쟁의 역사, 그리고 자율의 씨앗

페나코니는 단지 꿈의 도시로 갑자기 변모한 것이 아니다. 앰버기원 2147년, 이곳은 스타피스 컴퍼니에 맞서 반란이 일어난 유배 행성이었다. 당시 죄수들과 외부에서 유입된 세력 – 무명객, 비애의 연극인, 흉조 선봉 등 – 이 힘을 합쳐 컴퍼니를 몰아냈고, 이로 인해 최초의 ‘좋은꿈 마을’이 탄생했다. 이후 꿈세계는 ‘가족’에 의해 재구성되었으나, 이 과정에서도 내부의 부조리와 권력 투쟁이 존재했으며, 일부 가문은 강제로 가족에 편입되기도 했다. 페나코니가 현재는 고요한 관광지처럼 보이지만, 그 뿌리에는 감시, 억압, 그리고 자유를 위한 투쟁이 깊게 뿌리내려져 있다. 개척자는 이 기억의 흔적들을 따라가며 꿈속 세계에서마저도 자유와 진실을 향한 의지를 확인하게 된다.

 

개척자의 시선, 환상 너머의 진실

페나코니에서 개척자가 마주하는 것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꿈세계에서 벌어지는 경험은 일종의 심리 실험이며, 기억의 해체와 재구성이 반복된다. 황금의 순간을 비롯한 꿈의 시간대에서는 현실의 법칙이 무의미해지고, 심지어 죽음조차 꿈에서는 일시적인 탈출에 불과하다. 플레이어는 ‘가족’이 조작하는 체계 아래에서 수많은 환영과 거짓을 마주하지만, 결국 그 모든 환상의 끝에는 ‘자유 의지’라는 주제가 선명히 부각된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개척자는 ‘진정한 자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 페나코니는 그 자체가 하나의 철학적 공간이며, 이를 탐사하는 여정은 단순한 모험이 아니라 존재론적 탐구이기도 하다. 붕괴: 스타레일의 전체 세계관 중에서도 가장 인간적이고 사유적인 지점을 보여주는 페나코니는, 단순히 스토리의 배경이 아닌 플레이어와 캐릭터가 자아를 확인하는 거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