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환상의 전달자, 에이언즈 ‘미토스’에 대하여
은하를 관통하는 수많은 운명의 길 중에서도 ‘신비’라는 개념은 가장 난해하고 정의 내리기 어려운 운명이다. 이 운명을 관장하는 에이언즈, 「미토스(Mythus the Enigmata)」는 그 특이성과 불투명함으로 인해 다른 어떤 에이언즈보다도 이해하기 어렵다. 미토스는 별무리 기행 PV 「별하늘 우화 · 1」에서 나선 계단과 해파리를 연상케 하는 실루엣으로 처음 공개되었으며, 그 형상조차 본체인지 여부가 불확실한 존재다. 이는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즉 ‘진리란 명확한 대상이 아닌, 형용 불가능한 환상’이라는 철학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구조라 할 수 있다. 미토스는 실체보다 상징과 상상 속에서 의미를 획득하며, 그의 사상을 따르는 자들은 ‘허구 역사학자’ 또는 ‘리들러’라 불린다. 그들 역시 에이언즈의 의도를 그대로 반영하듯, 진실보다 허구를 더 가치 있게 여긴다.
‘신비’의 본질과 지식의 해체
‘신비’ 운명의 길은 다른 운명들과는 뚜렷하게 구분된다. ‘보존’이나 ‘지식’, ‘개척’처럼 우주의 질서나 전진을 지향하는 경향성과 달리, ‘신비’는 그 질서를 오히려 해체하고 왜곡한다. 에이언즈 미토스는 색상, 잔상, 환상, 수수께끼와 같은 형이상학적 개념을 통해 생명체에게 ‘이해할 수 없는 진리’를 전달한다. 그는 진리를 전달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미 존재하는 진리의 구조를 부수고, 그 위에 혼란과 의심, 추론과 왜곡을 쌓는다. 이 같은 사상은 ‘반지성주의’로 해석되기도 하며, 실제로 미토스를 따르는 추종자들은 세계관 내에서도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진다. 반물질 군단보다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이들은 허구와 날조, 분탕을 유희처럼 여기며 세계의 균형을 흐트러뜨린다.
지식의 누스와의 대립, 기억의 후리와의 공존
미토스의 사상은 ‘지식’을 절대적으로 숭배하는 에이언즈 ‘지식의 누스’와는 철저히 배타적이다. 누스는 보편적이고 집약된 지식의 보존을 추구하지만, 미토스는 그 지식 자체가 허상이며 환상일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이해 불가능한 환상 속 진실을 더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긴다. 이 철학적 충돌은 세계관 내에서 암묵적이나마 지속되는 대립 구도다. 반면, 기억의 에이언즈인 ‘후리’와는 의외로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기억이 허구화되기 쉬운 성질과 미토스의 가치 체계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며, 실제로 ‘페나코니’를 함께 건설한 전례도 이를 증명한다. 미토스가 무조건적으로 세계를 파괴하려는 것이 아닌, 그의 나름의 방식으로 ‘종말’을 피하려는 목적 또한 존재함을 이로써 유추할 수 있다.
세계관 내 평가와 시뮬레이션 우주의 체험
플레이어가 체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우주에서는 미토스와의 알현 시, 마치 블랙 노이즈가 섞인 잡음 같은 효과음이 들린다. 이는 ‘기억의 후리’와 대비되는 연출로, 미토스가 추구하는 ‘이해 불가능함’의 정체성을 오감으로 전달한다. 그러나 세계관 내에서 미토스와 그의 사도들이 받는 평가는 가혹하다. 마치 ‘허구만 퍼뜨리는 분탕꾼’처럼 인식되고 있으며, 실제로 등장인물 마치 ‘Mar. 7th’도 이들을 조롱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토스는 단순한 혼돈의 상징이 아닌, 의도된 무질서 속에서 새로운 진실을 발견하려는 사유의 형태로 해석될 수 있다. 지성의 해체, 혹은 진리라는 명제를 던져버리고 그 자리에 ‘의심과 환상’을 심는 존재 — 그것이 바로 신비의 에이언즈 미토스다.
신비의 길을 걷는 자들에게 주는 시사점
미토스가 강조하는 ‘신비’는 단순한 암호적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생명체가 당연하다고 믿고 있는 인식의 구조, 지식의 틀, 진리의 전제를 깨부수고 ‘다르게 볼 수 있는 가능성’을 강요하는 방식이다. 이는 지극히 파괴적인 동시에 새로운 사고를 낳는 토양이 되기도 한다. 허구 역사학자들이 비록 세계에 혼란을 안기지만, 이들이 종말 회피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관의 메타적 균형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결국 미토스는 무너뜨리기 위한 파괴자가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위해 기존을 ‘포기하게 만드는 자’다. 세계를 허구로 재해석하고, 그 속에서 ‘참된 환상’을 찾으려는 그의 길은, 그 자체로 끝없는 물음이자 은하를 떠도는 수수께끼의 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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