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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야기/붕괴:스타레일 세계관

붕괴:스타레일 '균형'의 후 - 질서와 밸런스의 근본

by smilecococat 2025. 7. 3.

균형의 상징, ‘후’의 의미를 묻다

《붕괴: 스타레일》 세계관에서 에이언즈는 단순한 신격 존재를 넘어, 우주 전체의 법칙과 존재 양식에 영향을 주는 초월적인 존재들로 그려진다. 이 중 ‘균형의 후(HooH)’는 특히 개념적으로도 대칭성과 조화, 그리고 우주의 안정성을 상징하는 에이언즈로 묘사된다. 이름부터가 독특하게 상하좌우 대칭 구조를 이루는 ‘후(互)’이며, 영문 표기도 HooH로 되어 있어 철저하게 ‘균형’이라는 개념을 설계 전반에 녹여낸 것이 특징이다. 스타레일은 이러한 후를 단순한 도량형의 수호자가 아닌, 균형 자체를 우주의 기본 원리로 삼는 존재로 정의하며, 후를 따르는 신앙적 집단인 중재관과 철학적 수행 집단인 단륜사를 통해 그 사상적 기반까지 확장하고 있다.

균형의 후

 

우주적 질서의 설계자, 후의 철학

후는 에이언즈 중에서도 특히 오래된 존재 중 하나로, 자신을 정(正)과 반(反)의 두 개체로 분리하여 균형 그 자체가 되려 한 전설이 전해진다. 이는 단순한 이분법이 아니라, 우주 내 모든 현상을 균형과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철학적 구조다. ‘후’는 인과율이나 연쇄적 사건을 단순한 연속이 아닌, 정밀하게 계산된 맥락 속의 결과로 간주하며, 이 균형의 흐름을 감시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자임한다. 일례로, 설정 내에서 호사가들이 이 균형 시스템을 회피하거나 해킹하려는 시도를 벌이지만, 후는 이마저도 그들의 행동을 ‘감시 대상’으로 통합하며 시스템 내로 끌어들인다. 즉, 우주 전체를 감시하는 거대한 망처럼 작동하며, 어떤 존재도 이 질서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후가 존재하는 방식이다.

 

 

중재관과 단륜사, 균형의 신봉자들

후의 영향력은 단순히 초월적 존재로 그치지 않고, 실제 우주에서 중재적 행위자나 철학적 교단으로 구체화된다. ‘중재관’은 무(無)를 통해 완전한 대칭을 추구하는 파벌로, 극단적 균형주의를 신앙처럼 실천한다. 일부 행성에서는 이들을 실제 신적 존재로까지 숭배하는 문화도 생겼으며, 이는 후의 사상이 실천 가능한 종교로 확립됐음을 의미한다. 반면 단륜사는 후를 신이 아닌 ‘먼저 길을 찾은 선지자’로 인식하며, 불교적 윤회와 수행의 이미지로 그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다. 이처럼 ‘균형’의 운명은 종교, 철학, 윤리의 층위에서 다각도로 해석되며, 후는 실질적으로 여러 문명권에서 이데올로기적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뮬레이션 우주와 후의 재현

게임 내 ‘시뮬레이션 우주’ 콘텐츠에서는 후를 직접 대면할 수 없고, 소리와 메아리, 공간의 반응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존재가 암시된다. 이는 의도적으로 후의 실체를 규정하지 않고, ‘균형 그 자체로 존재하는 비실체적 개념’으로 그리기 위함이다. 시뮬레이션 우주에서 후를 체험하는 플레이어는 일반적인 신격과 달리, 질문을 던지거나 침묵 속 균형을 유지하는 존재와 상호작용하게 되며, 선택지에 따라 후가 말문을 잇지 못하는 연출도 등장한다. 이러한 설정은 균형이란 단어가 단순히 정적 상태가 아닌, 항상 동적이고 상황에 따라 다른 해석을 요구하는 개념임을 시사한다. 심지어 ‘차분화 우주’ 업데이트 이후 등장하는 뽑기 기계조차도 후의 상징적 형태를 모방한 것으로 등장하며, 세계관 깊숙이 그의 상징이 스며들어 있다.

 

우주의 계산식, 후가 존재하는 방식

후의 핵심은 단순한 중재나 질서 유지가 아니다. 그는 ‘계산 가능한 우주의 필연성’을 추구하는 에이언즈이며, 이 세계를 형성하는 법칙 그 자체로 존재하려는 존재다. 설정에 따르면 후의 감시망을 피해 균형의 이면을 흔들려는 자들은 결국 그 시스템의 일부로 흡수되며, 이는 운명의 길 ‘균형’이 곧 모든 우주의 기본 전제임을 의미한다. 이처럼 후는 개체의 자유의지를 용납하되, 그것조차 균형 안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무한한 체계의 수호자이며, 실제 게임 설정 내에서도 여러 에이언즈와의 전쟁이나 충돌보다는 감시자 혹은 설계자로서의 역할이 강조된다. 후는 전면에 나서는 대신, 우주 전체가 기울지 않도록 미묘한 힘의 균형을 조정하며, 에이언즈 중에서도 가장 근원적이며, 본질적인 법칙에 가까운 위치에 있는 존재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