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생존 본능, 벽을 쌓는 자
《붕괴: 스타레일》의 에이언즈 중 '보존'의 길을 대표하는 존재인 클리포트(Qlipoth)는 그 어떤 감정도 보이지 않는 무심한 신에 가깝다. 그러나 그가 추구하는 이념은 실로 우주의 존속을 위한 가장 원초적이고 실존적인 목적이다. 그는 황혼 전쟁 이전부터 존재해온 고대의 에이언즈이며, "앰버 로드(Amber Lord)"라는 칭호로도 불린다. 은하계 각지에서 벽을 쌓으며 침식을 막는 그의 행동은 보존이라는 개념을 물리적으로 구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가 구축한 벽은 단순한 방벽이 아니라, 우주의 질서와 생명을 보존하려는 에이언즈의 의지이며, 클리포트의 존재 자체가 하나의 강철의 선언이자 방패라고 할 수 있다.
황혼 전쟁의 생존자, 클리포트의 기원
클리포트는 현존하는 에이언즈 중 가장 오래된 존재 중 하나이며, 우주 창조의 잔해라 할 수 있는 황혼 전쟁을 직접 겪은 생존자다. 그가 언제, 어떻게 태어났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타이츠론스를 비롯한 곤충 떼 재난과 같은 대재앙을 직접 겪고 그에 대응해온 점에서, 우주에서 가장 견고하고 무거운 운명의 길을 짊어진 존재임을 알 수 있다. 클리포트는 실제로 거대한 인력체 기반의 육체를 가진 존재로 묘사되며, 그의 망치는 '앰버 기원'이라는 독자적인 역법의 기준이 된다. 이로 인해 스타피스 컴퍼니는 클리포트를 중심으로 우주의 시간 단위를 새롭게 정의하고, 그의 신앙에 기반한 문명을 이끌어가고 있다.
무관심 속의 절대자, 클리포트의 특징
클리포트는 극도의 무심함을 가진 에이언즈로, 그를 따르는 숭배자들에게조차 명확한 응답이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야릴로-VI에 축복을 내렸음에도 그 이상 개입하지 않았고, 그곳에는 그의 사도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보통 에이언즈는 자신의 신념을 대리할 사도를 남기지만, 클리포트는 보존이라는 이념 그 자체로서 존재하며, 개입보다 침묵을 택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수렵의 란이나 환락의 아하 같은 에이언즈들은 적극적인 의사 표현과 사도 지정을 통해 우주에 영향을 미친다. 클리포트는 침묵과 담금질의 망치질로 우주의 벽을 완성하며, 그저 묵묵히 보존이라는 신념을 실천한다.
보존의 장벽, 우주의 진정한 보호막
클리포트가 쌓아올린 장벽은 단순한 방어물 이상이다. 선주 연맹의 고대 항해 기록에는 거대한 하늘 벽을 목격했다는 보고가 남아 있으며, 이는 클리포트가 침식을 막기 위해 수천 년 동안 구축해온 유산의 일부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타이츠론스를 처단한 사건에서 그는 에이언즈 에나와 아하의 협력을 받으며 마침내 파멸의 화신을 제압했다. 이는 단순한 보존을 넘어서서 우주의 정신적·물리적 붕괴를 막는 '우주의 방패'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대표적인 사례다. 클리포트의 축복은 실드나 방어력 강화를 통한 개입보다, 근원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혼란과 침식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그의 존재는 단순히 수동적인 보존이 아닌, '무너짐을 막기 위한 절대의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피스 컴퍼니와의 동맹, 오래된 신의 무언의 신뢰
클리포트를 따르는 대표적인 조직은 스타피스 컴퍼니이다. 이들은 수천 년에 걸쳐 클리포트가 벽을 쌓는 것을 도왔고, 심지어 신이 사용할 건축 자재를 미리 쌓아두기까지 했다. 하지만 클리포트는 단 한 번도 그 자재에 손을 댄 적이 없었다. 이는 신앙인지, 혹은 진정한 보존이란 존재 자체로 충분하다는 상징인지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흥미롭게도 클리포트는 이러한 스타피스 컴퍼니의 노력에 대해 직접적 응답은 하지 않지만, 그들과의 연합은 공식적으로 6000년 이상 지속되어왔다. 이는 보존이라는 가치가 단순히 물리적 방어를 넘어서, 신념의 연속성과 끈기를 중시한다는 방증이다. 클리포트는 사도의 지정을 거의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에 한 명의 보존 사도를 허락했다는 점에서 그의 '선택'이 얼마나 신중한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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